우란전시

몸소
포스터 설명

몸소

기간 2018년 10월 24일 - 2018년 12월 29일
시간 월-토요일 10시-18시, 일요일 휴관
장소 우란1경
문의 -

무료 관람

소개


[전시 취지]

우란문화재단은 ‘전통공예를 재조명’하고, ‘공예’의 실험적 시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이를 발굴 소개하여 전통 공예의 지속과 저변을 확장과 동시대 새로운 시각문법을 제시하기 위해서 우란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그간, 오랜 기간 숙련된 기술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온 만드는 사람, 즉 공예 ‘장인’에 대한 존중과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전통공예의 미감을 현대 생활 방식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이로써 시각예술 작가들의 오브제의 조형원리로 재해석하여, 전통 미감의 동시대적 연속성을 되새겨보는 전시를 소개해왔다.


이런 연장선 상에서, ‘공예’로 대변되어 온 ‘전통’의 동시대적 가치를 가늠해보고자,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는 오늘날의 시대적 맥락에서 어떻게 공감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통의 재해석이라는 수사적 제스처를 벗어나, 전통 역시 역사 당대 생활의 면면이자 일상 속 새로움으로 이어져왔음을 인식할 수 있겠다. 이에 전통이 현재와 분리된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날의 생활과 함께 이어져 오는 가치임을 깨닫고자 하며, 전통으로써 상징되는 공예가 생활 속 도구 뿐만이 아니라 예술적 기능까지의 공예성에 대한 대한 확장된 시각을 견지한다.


2018 우란시선에서는 전통의 가치와 미감을 동시대의 ‘개인성’과 ‘움직임’ 이라는 주제로 살펴보는 <몸소> 전을 선보인다. 그리고 2019년 1월 <전환상상> 전에서는 이와 같은 전통/공예가 ‘장인’에 의해 전승됨을 집중해 봄으로써, 예술과 공예, 장인과 기능의 분화 이전에, 장인들이 제작을 대하는 엄격한 자세와 태도를 사진,영상, 설치 등의 다양한 시각장르와 아카이브 자료들로 구성할 예정이다.



[전시 소개]

오늘날 전통적 세계관과의 드라마틱한 단절을 경험한 근대는 ‘개인’ 이라는 가치로 대변될 수 있다. 다시말해 근대는 전통과 현대를 구분지을수 있는 상징적 가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다. ‘개인은 어떻게 동시대와 관계 맺고 살아가는가?’, ‘그 개인은 어떻게 일상을 이어, 전통/문화를 이어, 전승해 오는가?’ 이를 위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져 올 수 있는 개인성에 대한 담론을 조선 시대 궁중무용 중 독무인 <춘앵전>의 특징적 요소들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현대적 시각으로 반응, 해석, 조응하는 작업을 통해, 개인을 매개로 과거(전통) 에서부터 현재(근대)를 관통하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전통예술로 시대의 문화를 집대성한 총체예술로써 제례,의례를 들 수 있다면, 당대 사상적 기반과 고도로 발전된 문화적 정서를 함축하고 있는 조선시대 궁중문화와 정재(呈才)를 언급할 수 있다. 이 ‘정재’ 의 희소한 독무 중 하나인 <춘앵전>은 춤사위(움직임)에 시대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춘앵전’을 구성하고 있는 행위자로서의 무희, 무대 공간, 무구 (무보)를 현대 조형언어로 전유해보고자 한다. <춘앵전>은 유교의 근간인 예(禮)와 악(樂) 그리고 음양오행학설의 사상을 담은 궁중무용이자, 드문 형식의 1인 독무로써, 당대의 사상, 예술 형식, 의복, 음악, 안무, 도구에서 전통의 미감을 담고 있다. 특히 무대가 되는 화문석의 공간은 일상 용품이 아닌 예술의 도구로써, 장소성을 변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춘앵전>을 시대의 몸짓이라 볼 때, 오늘날 전통의 가치는 동시대 움직임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개인성에 대한 인식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서 독무가 의미한 것은 무엇인가? 근대 개인에 이어 현대적 군중/ 대중으로 이름 지어지는 오늘날의 개인에게 독무가 갖는 개인성은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가? 이같은 질문은 전통에서 현대까지 개인성에 대한 담론에 이어, 오늘날 위협 당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강조되어 집단과의 간극을 벌리는 현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게한다. 개인의 문제와 공동의 문제 간의 간극은 양측을 대상화/타자화 하는데서 기인한다. 개인 없이는 공공도 없다는 것을 상기할 때, 오늘날 공동체에서는 이상화된 피상적 구호를 외치기 보다, 개개인의 윤리적 자기 검열과 바람직한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분과 전체'라는 패러다임에서 탈피한 이것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상호 순환적 관계일 것이다.


또한 과거 군무나 의례에서 보여진 '조형적 스펙타클'은 왕권 강화와 같은 일종의 공적 행사 수단으로 작용했다. 조형적 웅장함이 주는 시각적 경험은 동시대 현대미술 안에서 '스펙타클'이라는 요소와 맥락화 될 수 있다. 오늘날 네트워크로 연결된 소셜미디어와, 그 풍경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형태의 스펙타클한 풍경이 어떻게 현실의 재배치 혹은 변형을 꾀하였는지는 '공공'과 '개인'의 담론에 이어 오늘날의 기이한 현상을 설명하는데 특징적 요소가 된다.


한편, <춘앵전>과 같은 전통이 오늘날 전승 혹은 재해석되는 방식에서, 전통을 대하는 관점을 타진해볼 수있다. 전통은 박제와 같은 대상화의 방식이 아닌 일상의 면면에서 혹은 몸의 체험에서 경험으로 ‘몸소’ 이어지는 것에 가깝다. 원형 자체가 무의미할 뿐더러 전승의 관점에서 변형과 이형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삶과 신체를 통해 전해온 전통은 예술적 가치로만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전통에서 무구(공예품)에 따라 생활의 영역과 예술 영역을 전환하고, 또한 추상화된 몸짓(움직임)을 규정하는 상징적 (공간으로써의) 장(場)의 개념을 제시하였던 바와 같이, 오늘날 공간과 장소성에 대한 담론의 확장과 변용을 살펴봄으로써, 공간-오브제, 작품-기물을 넘나들며 장르적 구분을 넘어선 다양한 매체로 구현될 수 있는 간장르적 시도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문화가 ‘굴절’ 되는 현상을 직시하고, 전통/문화가 이 과거/미래의 가치로서 기능할 수 있는 현대적 조형언어에 대한 실험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근대화 과정에서 단절된 ‘전통’에 대한 현재적 의미와 관점을 ‘개인-군중/ ‘공공’의 관점에서 타진해보고, 이를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과 영역들을 살펴봄으로써 단절되고 말살된 전통 동양의 정신가치가 현대 서구의 형식가치로 뒤섞이고 공존하는 동시대적 양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 역시 견지할 수 있다.나아가 오늘날 전통의 가치가 오늘날 현대 사회, 현대인과 함께 어떠한 방식으로 공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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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탭


기획 장윤주, 정지영(우란문화재단) 

참여작가 강서경, 김상돈, 김영일, 뮌, 박미나, 박정은, 신제현, 제로랩 

공간디자인 사무소효자동 

홍보 o-un(정진아) 

그래픽디자인 제로랩 

협력 국립국악원, 국립무형유산원, 심소김천흥무악예술보존회, 한국문화재재단


* 본 전시는 우란문화재단 <2019 사전리서치>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강서경 작가의 ‘검은자리 꾀꼬리’ 프로젝트 리서치 과정이 발전되어 기획되었습니다.